[매경춘추] 강화도 통인미술관

관리자
202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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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을 고미술과 현대미술, 현대공예 등 문화예술 작품 속에서 살아왔다. 내 삶을 통해 깨달은 것은 '문화예술의 힘이 곧 국력'이라는 것이다. 문화예술은 그 나라의 수준을 나타내 준다. 고려청자 조선백자도 나라가 안정됐을 때 좋은 작품이 나왔다. 유럽 국가들은 르네상스 미술과 음악이 꽃피운 것과 때를 같이해 산업혁명으로 전 세계를 호령했다. 대중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강이 된 영국과 미국에서 비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나와 전 세계에 열풍을 몰고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 BTS(방탄소년단)로 대표되는 K팝이 지구촌 곳곳에 '코리아'를 알리고 있는 것은 우리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문화에서도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미술상을 하면서 내 소망은 우리 전통 문화예술품을 찾아내고 되살려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이었다. 통인화랑을 설립해 현대미술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새 소망이 생겼다. 우리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외국의 새로운 문화예술 풍조를 국내에 소개해 한국의 문화예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나는 이를 위해 강화도에 테마가 있는 통인미술관과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첫 미술관은 2020년 새해에 완공될 예정이다. '통인가구점'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24년 이전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러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지을 계획이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통인미술관과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도자박물관, 옛 공예품과 고가구 등을 전시할 박물관 등 테마별 박물관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가 강화도를 택한 이유는 강화도는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뼈아픈 과거가 있는 역사의 장소이다. 1232년 몽골의 침입에 고려 왕실은 강화도로 옮겨와 39년간을 머물렀다. 고려 말 몽골에 맞서 최후까지 저항한 삼별초의 난 때에는 강화도가 뻘겋게 물들었다. 병자호란 이후 조선 말기에는 개방을 요구하는 서구에 맞서 병인양요, 신미양요가 일어났던 곳이다. 나는 '역사의 섬' 강화도를 문화예술이 숨 쉬는 섬으로 탈바꿈시키고 싶다. 1970년대 7층짜리 통인빌딩이 서울 한복판 인사동의 랜드마크가 된 것처럼, 2024년 이후 통인미술관이 강화도의 랜드마크가 될 것을 꿈꾸고 있다. 나의 또 다른 소망이 있다면 인사동 거리를 뉴욕 맨해튼의 뮤지엄마일드(박물관 거리)처럼 만들고 가꾸는 것이다.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인사동에 여러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만들어진다면 인사동 거리가 더욱 품격 있는 문화공간이 되고 한국의 문화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김완규 통인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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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19/12/1098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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