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관, 통인화랑서 개인전…왜곡된 기하학의 아름다움

관리자
202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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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관, 律과 色 20-04, 58.5×91cm, Acryric on Shape canvas, 2020년작




한국 추상회화의 대표작가로 1970년대부터 기하학의 변주 도정

“1970년대 후반부터 ‘관계 시리즈’ 시대부터 ‘큐브 시리즈’ 시대로 전개되었던 나의 작품 세계는 ‘통인 화랑 개인전’을 기점으로 다시 ‘큐브 시리즈’에서 ‘관계 시리즈’로 변화를 맞게 되었다. 그 의미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과거에는 완성하지 못했던 개념과 방법에 대한 재발견(Rediscovery)과 새로운 모색(Thinking)의 출발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화가 김재관은 오는 26일부터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여는 개인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회귀가 아니라 재발견, 새 모색이라는 설명은 반세기 훨씬 넘게 화업(畵業)을 이어온 그가 청년 작가처럼 여전히 창작 열정을 지니고 있음을 알려준다.

한국 추상회화의 대표작가인 김재관은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갤러리 현대, 박영덕 화랑 등에서 40여 회 개인전을 했고, 제19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 국내외 초대전에 300여 회 출품하며 성가를 높였다. 문신미술상, 하종현미술상 특별작가상을 수상함으로써 화단의 인정을 받았다.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던 그는 현재 쉐마미술관 관장으로,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재관의 작품 세계는 ‘기하학적 추상회화’로 일관되게 진행돼 왔다. 1970년대 단색화의 평면과 그리드 시대를 거쳐서 일루전(Illusion) 큐브, 입체 큐브를 키워드로 작품 형식을 만들어왔다. 이에 대해 미술평론가 김복영은 ‘생명과 우주의 창조 신화를 엿보게 하는 픽션으로서의 공간을 시사하며 방형에 내재된 회화적 가능성을 짚어보게 한다. 그는 방형을 구성하는 벡터를 실재에 대한 기표로 해석하고자 할 뿐만 아니라, 특히 픽션과 흔적에 의해 세계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김재관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 속에 있는 허상을 끄집어내 새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그는 이것을 철학적 이치와 개념을 지닌 ’생명‘을 탄생시키는 예술이라고 본다. 그에 따르면, 예술은 인간적 좌절의 산물이다. 힘에 겨운 삶의 존재와 경험을 통해 비로소 신념과 회의와 겸허함을 배우는 것이다. 그는 가시적이 아닌 추상적 실체인 기하학을 통해 예술과 동행해왔다.

그는 ”최근에 ’왜곡된 기하학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추상 세계 아이콘이었던 정방형 세계를 해체하고 보다 자유스러운 기하학적 세계를 유영하고 싶다는 것이다. ’멀티풀 큐브‘ ’왜곡된 입방체‘ ’수학적 질서‘들을 새로운 형태의 율(律)과 색으로 표현한 것이 그의 근작이다. 통인화랑 전은 기하학적 추상을 끊임없이 변주해 온 그의 도정이 어느 지점에 도달했는지를 가늠해보는 자리가 될 듯 싶다.

장재선 선임기자


기사 원문: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819MW140420315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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