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통인화랑 기획 ‘명장과 미래의 명장’ 展 기자간담회

관리자
2021-06-04
조회수 92

-과거와 현대 그리고 미래의 도자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
-현장에 참석한 김세용 명장, 최인규 명장, 박래헌 명장과의 일문일답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이천시와 통인화랑 협력 전시 ‘명장과 미래의 명장’ 展의 기자간담회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통인빌딩에서 진행됐다. 기자간담회는 이계선 통인화랑 관장의 인사말로 시작했으며 현장에는 김세용 명장, 최인규 명장, 박래헌 명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본 전시는 과거, 현재, 미래의 명장 작품 그리고 그들의 예술혼을 한 공간에서 만나보는 기회로 공예의 가치와 한국 도자의 아름다움을 조명한다. 이계선 관장은 인사말에서 “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를 거쳐 현대의 명장까지,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동일 선상에 두고 전시를 기획했다. 관람자는 전 시대의 도자 역사의 흐름과 조형성 그리고 우리나라 도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최인규 명장, 이계선 통인화랑 관장, 김세용 명장, 박래헌 명장 /윤미지 기자




‘명장과 미래의 명장’ 展 전경 /윤미지 기자


‘명장과 미래의 명장’ 展은 천년의 도자 역사를 가진 경기도 이천시와 통인화랑이 협력하여 기획했다. 왕실 납품 도자를 제작했던 이천은 현재까지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예 도시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본 전시는 이러한 이천 지역의 도자 분원이 지닌 전통성과 통인화랑이 100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수집한 고미술품의 아름다움을 집약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통인화랑은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고미술품과 현대미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바 있다.

사실 국내 전통 공예 분야와 명장의 활동에 관한 대중적 인식이 낮은 편에 속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통인화랑은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고미술품에 높은 비중을 두고 관심을 쏟아왔으며 도자 역사의 인식 제고를 위해 힘쓴 바 있다. 이계선 관장은 “명장은 시대를 대표하는 살아 있는 역사다. 우리나라 도자공예는 오랜 역사를 거쳐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며 독창적이고 고유한 문화를 이끌어 왔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리고자 한다. 특히 오늘날 고려 시대의 고려청자와 조선 시대 백자 달항아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듯, 미래 명장의 작품들 역시 그 시대를 보여주는 거울이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통인화랑의 고미술품 전시 모습 /윤미지 기자




통인화랑의 고미술품 전시 모습 /윤미지 기자




백자석류문용충호. 고 지순탁 선생의 작품 /윤미지 기자




타렴질 항아리. 곽경태 작가의 작품 /윤미지 기자




백자 한글상감 구형 항아리. 정세욱 작가의 작품 /윤미지 기자




회령유 달항아리. 이규탁 명장의 작품 /윤미지 기자




회령유 달항아리. 이규탁 명장의 작품 /윤미지 기자


 ‘명장과 미래의 명장’ 展에서는 국내 명장과 젊은 작가의 무수한 작품 중 각 하나의 작품이 선별되어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새롭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하나의 결과물로 모두 들여다보기는 어렵지만, 이 관장은 그렇기에 더욱 심사숙고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정했음을 알렸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이 관장은 “사실 명장님들의 작품 중 한 점을 꼽아서 소개한다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작가의 예술 세계를 하나의 작품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명장님들의 작품들을 감히 한 점씩 꼽아서 통인화랑에 전시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큐레이션 중 고심했던 부분에 대해서 “명장님들의 작업 과정을 접하며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참고했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명장님들의 작업적 특성이 담겨 있는 작품을 골랐다. 우리의 도자 기법이 녹아있는 부분과 품격있는 도자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큐레이팅했다.”라고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의 미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들의 모습 /윤미지 기자




무광팔각병. 이향구 명장의 작품 /윤미지 기자




빗살 발. 김판기 명장의 작품 /윤미지 기자




신라토기대부장경호. 통인화랑 소장 고미술품. /윤미지 기자




철화포도문호. 서광수 명장의 작품 /윤미지 기자




침묵2. 이송암 작가의 작품 /윤미지 기자




통인화랑의 소장품 조선백자청화운룡문호/ 윤미지 기자




분장수박지문대호. 김대용 작가의 작품 /윤미지 기자




분장수박지문대호. 김대용 작가의 작품 /윤미지 기자




B1gallery에서 만나볼 수 있는 김혜경 작가의 미디어 아트 /윤미지 기자




B1gallery에서 만나볼 수 있는 김혜경 작가의 미디어 아트 /윤미지 기자




B1gallery에서 만나볼 수 있는 김혜경 작가의 미디어 아트 /윤미지 기자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지금까지 우리 도자기의 맥을 이어온 명장의 노고라고 볼 수 있다. 명장의 세심한 예술 세계가 담긴 작품에서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전통 도자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진심은 의미를 더한다. 이어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세 명의 명장으로부터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명장 349호인 김세용 명장은 본 전시를 통해 ‘청자 도토리문 2중 투각호’를 선보인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도자 공예의 전통을 계승해왔으며 다양한 청자 상감기법을 응용해 이중을 넘어 삼중 투각까지 완성했다.
 



청자 도토리문 2중 투각호. 김세용 명장의 작품 /윤미지 기자




섬세한 투각 기법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윤미지 기자


김세용 명장은 “항상 우리를 숨 쉬게 하는 공기의 중요성을 모르듯, 사람들은 우리 전통 공예의 혼이 담긴 도자기에 대해 더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도자기는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은 독창적인 기법이 녹아 있는 예술이다. 2017년 밀라노에서 열렸던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 전에서 이중 투각 작품을 출품했는데 당시 각국의 관계자들이 투각 기법의 작품을 보고 섬세한 외형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라고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도자기의 매력에 대해 “도자기는 보석이라고 생각한다. 원석을 가공해서 만드는 실제 보석처럼 도자기 역시 사람의 손을 통해서 아름답게 변화한다. 또한 도자기는 누가 깨뜨려버리지 않는 이상 그 가치가 지속된다. 그렇기에 무한한 생명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활동에 대해서 “13세기의 도자기와 21세기의 도자기는 서로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에는 시대의 모습이 반영되기 때문에, 미래의 후손이 봤을 때도 13세기의 도자 작품과 21세기의 도자 작품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성을 담아 13세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21세기의 옷을 입혀서 새롭게 꽃 피워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문양, 형태 개발을 위해 지금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본 전시에서는 최인규 명장의 ‘청자상감국.목단문과형호’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2005년 이천 도자기 명장에 이어 2017 대한민국 도자 명장 624호로 지정되었다. 청자에 있어서 독보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최인규 명장은 현재도 매일 작업장에 나가 청자를 연구하고 빚는다.
 



청자상감국ㆍ목단문과형호. 최인규 명장 /윤미지 기자




청자의 단아한 빛과 섬세하게 상감된 문양이 어우러져 있다 /윤미지 기자


최인규 명장은 전통 공예 활성화에 대해서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과 특별함을 알리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도자기가 생활 속에 스며들어서 그야말로 대중적인 영역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우리 작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분이 대단하고 특별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시연 과정을 직접 선보이고, 도자기를 알리고자 하는 꿈이 좋아 지금까지 달렸는데, 현재는 시국의 문제로 이런 부분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전통을 알리기 위해서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선보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인에게 전통 공예 분야인 도자기에 관한 관심을 상승시킬 수 있도록 현대적인 미감을 담아 작업하는 박래헌 명장의 작품 역시 본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박래헌 명장은 1996년 제21회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6년 이천 도자기 명장으로 선정됐다. 그는 본래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이후 도자의 길을 걸으며, 이에 회화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여 자신만의 공예 세계를 확립했다.
 



화조도. 박래헌 명장 /윤미지 기자




도자기에 회화적인 요소를 접목해 독창적인 작가의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윤미지 기자


그는 현대의 전통 공예 계승에 관해서 “옛것을 현대적으로 개량해서 전승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품위와 기품을 작품에 담으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도자기의 기본은 창조인데,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은 옛것과 지금의 연결이 자연스러울 때이다.”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어진 김세용 명장, 최인규 명장, 박래헌 명장의 일문일답이다.

김세용 명장님께 질문드립니다. 다양한 청자 상감기법을 선보이고 계시는데 이중을 넘어 삼중 투각까지 완성하셨는데요. 보통 투각 기법의 도자기는 화려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님의 작품은 단아한 아름다움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표현하시기 위해 중점을 두셨던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21세기형 청자를 만들고자 오래전부터 노력하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옛날의 고려 시대 청자에서 볼 수 없었던 문양들을 현대의 도자기에 투각하고자 한다. 도토리문, 밤문 등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도자기 투각에 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담아 작업을 하고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13세기 도자기와는 차이가 있는 21세기형 투각 작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네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①아름다운 청자색을 담아보자 ②가장 섬세한 청자를 만들어보자 ③ 가장 큰 청자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④이 모든 것을 수행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이다. 투각은 가장 섬세한 도자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한 작품이다.
 


자신의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세용 명장 /윤미지 기자



박래헌 명장님께 질문드립니다. 도자기에 회화적인 요소를 접목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계시는데요. 그 과정 중에서 자연에서 발견한 소재를 사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살았던 곳이 연희동이었다. 집에서 연세대 거리가 멀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연세대학교에 목장이 엄청 컸다. 재래 소나무들이 많았고 어렸을 때 그 소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했던 기억이 많이 남아 있다. 동네 형들과 칡도 캐고 나무 아래서 쉬고, 동물, 새 등 자연의 소재는 항상 내 옆에 같이 있던 것들이다.

자연에서 소재를 찾고 영감을 얻었던 것은 회화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학 졸업작품전도 북한산(당시 삼각산)을 그렸을 정도였다. 도자기를 27살에 시작했으니 다른 작가들에 비교해서 늦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내 나름대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도자기 위에 담았다. 전통적인 도자기 작업을 베이스로 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내 스타일을 담아서 현대적인 이미지, 문양을 그려내서 담고자 했다. 자연의 소재는 늘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것이고 익숙한 소재로써 선택하게 됐다.
 



자신의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래헌 명장 /윤미지 기자



최인규 명장님께 질문드립니다. 우리의 도자기를 보고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많은 이들이 감탄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성실한 작업에 있어서 작가님께서 현대 작가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점점 더 ‘옛것’에 대해서 충실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양한 작업을 해왔지만, 현대의 미감을 담기 위해서 역시 분명 전통적인 도예의 특성을 잘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점점 더 골동품에 몰두해서 옛것의 완벽함을 재현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싶다. 언젠가부터 우리 선조의 작품, 옛것의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이를 습득하는 것이 최고가 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더 그런 감정을 느끼는데, 골동품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관람자에게 시연할 때 섬세한 테크닉적인 면에서 많은 이들이 감흥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우리 도자기가 가진 균형적인 아름다움 면에서 점차 회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젊은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 것을 더 많이 알고 그다음 현대적인 것으로 나아가라’이다. 그리고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노력이다. 많은 작가가 타고난 재능, 영감 등에 기대려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것보다도 개인적인 시간을 쏟고 연구하는 것은 성실도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인규 명장 /윤미지 기자


이천과 통인화랑이 함께 기획한 전시 ‘명장과 미래의 명장’전은 6월 1일(화)부터 2021년 6월 13일(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되며 본 전시는 통인화랑 B1층, 5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저작권자 © 핸드메이커(handmak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원문: http://www.handmk.com/news/articleView.html?idxno=11559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