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FINE ART]화가 송광익‥응축과 팽창 3차원 입체한지의 집적[대구미술관, 통인화랑]

관리자
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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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지예(無爲紙藝), 840×540㎝, Mixed media on panel, 2020. 메이드 인 대구Ⅱ, 대구미술관 전시장면. 통인화랑제공
무위지예(無爲紙藝), 840×540㎝, Mixed media on panel, 2020. 메이드 인 대구Ⅱ, 대구미술관 전시장면. 통인화랑제공

“사람은 땅의 법을 따르고, 땅은 하늘의 법을 따르고, 하늘은 도의 법을 따르고, 도는 그 본래의 자연의 법에 따른다.”<도덕경,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이성범 김용정 옮김, 범양사 刊>

하늘로 뻗는 숲의 기운생동인가. 산허리를 휘감아 흐르는 물줄기가 마침내 뜨겁게 해후하며 물, 땅, 하늘이 한 덩어리로 엉켜 휘감아 돌아갈 때 희끗 순간보이는, 풍화에 마멸된 거대한 획(劃) 자국…. 확장과 응축의 리듬성이 이뤄내는 반복의 운동성은 관자의 사유세계를 자극하고 아침빛살에 수줍게 드러내는 찬란했던 시절의 금석문(金石文)이 천년의 시간을 처음으로 지상에 내보이며 깊은 심호흡을 뿜어냈다.

‘메이드 인 대구Ⅱ(MADE IN DAEGUⅡ)’는 대구미술관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대구출신주요작가8명이 참여한 전시였다. 송광익 화백(서양화가 송광익,SONG KWANG IK,송광익 작가) ‘무위지예(無爲紙藝)’는 한지를 붙인 합판과 고무밧줄을 동여맨 플라스틱의자의 하모니로 구성된 설치작품이다. 자연과 인간의 문명이 다르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잇는 상생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다.

 

지물(紙物), 140×110㎝ 한지 먹, 2017
지물(紙物), 140×110㎝ 한지 먹, 2017

◇단일하고도 통합적 심도의 촉각성

작업은 한지를 손으로 찢거나 오리거나 접거나 등을 통해 화면에 빼곡히 채워 붙여가며 형식을 이뤄낸다. 찢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뜯김의 우연성과 잘림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런 점에서 구축적이라 할 수 있다. 한 칸이 끝났나하면 그 옆이 플랫폼처럼 연결되는 연속성을 보이지만 각자의 고유성으로 존재한다. 이들은 서로를 이어주고 지탱해주며 획일적인 것이 하나 없는, 꾸밈없는 무위자연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평면작업이 아니라 한지가 세워진 3차원입체공간은 공감각(共感覺)으로 인도한다. 한지의 독창적 입상(立像)의 세계를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자연햇살이 투영되거나, 조명, 움직이는 시선, 각도 등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조형적 시각성은 단일하고도 통합적 심도의 촉각성으로 전이된다.

 

지물(紙物), 140×110㎝(each) Mixed media on panel, 2020
지물(紙物), 140×110㎝(each) Mixed media on panel, 2020

한지를 붙여 나가면서 거기에 어떤 의미망을 가미한 것 없는 수행성으로 이것과 저것의 구분 역시 없다. 한지종이 자체가 작업의 기본재료이자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신체성의 손을 비롯한 몸의 산물이다. 판넬 위 입체화된 한지는 한 송이 꽃이 세상을 향해 만개한 속살을 드러내듯 개별성들이 서로를 위무하며 완전히 열린 세상으로써 대동세상의 정신성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언제 어느 때이든 자아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소통의 길목을 열어놓은 ‘송광익-지물(紙物)’연작은 노을 드리운 광장(廣場)에 울려 퍼지는 웅혼한 합창이 저 먼 강가 숲으로 아스라이 스며드는 황혼의 여운을 남긴다.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기사원문: http://www.insigh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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