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철의 갤러리] 고고한 정신성의 한국적 기운 [통인화랑,‘색면추상’전,10월27~11월28일]

관리자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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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이코노믹리뷰=권동철 미술전문기자 ] 1960~70년대 초 한국모노크롬형성은 이데올로기 대립과 소용돌이치는 냉전의 긴장 속 청년미술학도들에게 던져진 모색과 해법 찾기였다. 그 과정은 가장 한국적정신성의 회화와 민족적 정체성이 잇대어지면서 오리진, 한국아방가르드협회 등 미술그룹운동으로 표출된다.

이 흐름이 70년대 후반 미니멀아트의 단색화 장(場)을 열게 되는 발판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색면추상’전시작의 김기린 화백을 비롯한 송광익, 김근태, 변용국 작가는 이 맥락에서 모노크롬의 계승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김기린=안과 밖, 130×89㎝ Oil on Canvas, 2008. 통인화랑제공
김기린(KIM GUI LINE,金麒麟,1936~2021)작가는 1961년 도불하여 일생을 철학적관조의 단색작업으로 지속했다. 인문학적 감수성이 빼어났던 그는 ‘안과 밖’,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연작명제가 암시하듯 생명성 가득 찬 우주질서를 비움의 색채에서 찾아가는 수행태도로 일관했다.

그것은 “어쩌면 물질과 정신 사이를 매개하면서 가장 균형 있는 제 모습을 찾으려는 것일지 모른다. 그에게 본질은 ‘열린’것이고 ‘미확정’의 것이며, ‘탈 물질’의 것이며, 그래서 결국은 ‘자유로운’것이다.<박신의 미술평론가>”


송광익=지물(紙物), 한지 120×120㎝, 2016
송광익(SONG KWANG IK,宋光翼,1950~)작가는 한국미술사의 주요전환점이라 할만한 1960년대 중반 앵포르멜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도도히 흐르는 미술변혁흐름 속 한지를 통한 정체성 찾기에 몰두하여 2000년대 초부터 종이를 찢고 자르거나 접고 붙이는 등 평면이 아닌 바탕에 세워지는 ‘지물(紙物)’연작을 발표하고 있다.

다양한 변주를 통한 무수히 반복되는 수행적 행위에서 구축된 3차원 공간의 기하학적 추상화면은 한지물성의 현대성이라는 독창적 방식의 조형으로 화단의 주목받고 있다.


(왼쪽)김근태=Discussion, 91×73㎝ Oil on canvas, 2016 (오른쪽)김기린=안과 밖, 145× 122㎝ Oil on Canvas, 2008. 사진=권동철
김근태(KIM KEUN TAI,金根泰,1953~)작가의 ‘Discussion(담론)’연작은 은유와 절제로 드러나는 마음의 한 줄기가 연극무대 클라이막스 직전의 절대고요와 평온의 무게감을 제공한다. 화면은 겹겹 쌓인 흐름들이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는 듯, 결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바탕엔 생성과 소멸 그 삼라만상의 현상학이 스며있다.


변용국=Red_R.F.I.M, 145×122㎝ Oil on canvas
변용국(BYUN YONG KOOK,邊用國,1957~)작가의 ‘Red_R.F.I.M’작품은 심연의 기억, 심중에 묻어 둔 깊게 패인 질곡의 흔적처럼 풍상에 깎이고 마모된 시간의 자국들이 서 있다. 수많은 상처의 이야기들을 녹여내고 뼈골만 남겨 둔 어떤 행렬은 아름다움 너머 웅혼한 그리움의 그림자를 기다리듯 따스한 온기의 체온을 숨기고 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www.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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